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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 기록적인 기준금리 인상(강한 긴축)의 파급적 영향력

LeejiiLab 2023. 3. 11. 23:27

▶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인상이 미치는 파급영향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이후 열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3% 포인트(300bp) 인상하였다.

2000년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기는,

① 2005년 10월 ~ 2008년 8월, ② 2010년 7월 ~ 2011년 6월, ③ 2017 년 11월 ~ 2018년 11월, ④ 금번 2021년 8월 ~ 현재 등 총 네 차례가 있었는데, 금번의 인상폭 (300bp)이 가장 크고 속도(월평균 16bp)도 가장 빨랐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기간 중 금융불균형 위험이 크게 누증된 가운데 2022년에는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높아지고 하반기에는 외환부문의 리스크도 증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책 대응도 과거보다 크고 빠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준 금리 조정은 시차를 두고 금융 · 외환시장과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장에 미치게 될 파급력에 대해 알아보자.

 

▶ 금융 · 외환시장 및 금융불균형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우선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폭이 크고 속도도 빨랐던 만큼 시장금리와 유동성 상황, 금융상황지수(FCI, Financial Conditions Index) 등에 미친 영향도 과거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의 국채 및 여수신 금리 평균 및 최대 파급률

기준금리 인상의 국채금리 및 여수신금리에 대한 파급률은 과거 인상기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금번이 ②·③번 인상기보다 크게 높고 ①번 인상기와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황지수 및 M2 증가율

M2 증가율은 2021년 12월 13.2%를 기록한 이후 빠르게 하락하여 지난해 12월에는 4.5%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②번 인상기인 2011년 6월 3.0%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상황지수도 금번이 가장 긴축적인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는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현재까지 장·단기 시장금리와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하고 주가와 주택가격 하락폭이 컸던 점 등이 반영된 결과이다.

달러화 지수 및 원/달러 환율 & 원/달러 환율에 대한 대내외 요인별 영향

외환부문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미 연준의 빠른 긴축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원/달러 환율 결정 요인 분석결과 달러화 지수, 무역수지, 불확실성 요인 등과 함께 한·미 간 정책금리차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원/달러 환율 결정 요인 분석결과

다만 부호제약 벡터자기회귀(Vector-autoregression, 이하 ‘VAR’) 모형을 이용해 대내외 요인별 영향을 분석해 보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등 대외 요인의 기여도가 대내 요인보다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다음으로 금융불균형 측면에서는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가계부채가 감소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장기간 누증되었던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주택가격 갭 및 GDP대비 가계부채비율

주택가격 갭이 상당폭 하락하였으며 장기간 상승해 왔던 GDP대비 가계부채비율도 완만히 하락하고 있다.

주요국 가계부채비율 수준 및 2020~2021년 중 변동폭

다만 주요국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의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장기적으로 완만하고 지속적으로 금융불균형을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실물경제


기준금리 인상의 성장 및 물가 둔화 영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및 물가 변동의 요인별 분해

부호제약 VAR 모형을 통해 추정해보면, 통화정책의 성장과 물가 기여도가 지난해 3/4분기부터 축소되기 시작하여 4/4분기 이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질소비와 물가 움직임

지난해 3/4분기 이후 실질소비 증가율과 물가상승률이 동반 둔화되고 있는 모습도 이러한 분석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2022년 12월)은 미국 소비 증가율과 물가상승률의 산점도(scatter plot)를 통해 통화정책의 물가파급 효과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이후 함께 높아져 왔던 소비 증가율과 물가상승률이 최근 동반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이 원활히 파급되면 소비는 위축되고 물가는 낮아지게 되므로, 두 지표의 동반 하락 움직임은 통화 정책의 물가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준금리 300bp 인상의 성장·물가 영향

정책 시차를 고려할 때 성장과 물가 파급영향은 금년에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2021년 8월 ~ 2023년 1월 중 기준금리 300bp 인상의 영향을 분석해 보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 -0.4%p에서 금년 -1.3%p으로, 성장률 영향은 지난해 -0.9%p에서 금년 -1.4%p로 각각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다만 이는 계량모형에 의해 추정된 과거 평균적인 영향으로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실제 영향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의 금융·경제 여건을 보면 금리인상의 파급영향을 과거 평균적인 수준보다 확대 또는 축소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

가계부채 수준별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

먼저 높은 가계부채 비율, 높은 기준금리 수준 등은 파급영향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명목GDP 대비 가계 이자부담 비율 추이 및 가계이자부 자산/부채 비율

고부채 하에서는 높은 이자부담으로 인해 소비 및 주택가격의 금리 민감도가 2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 이자부자산/대출 비율이 낮아져 있다는 점도 과거 금리 인상기에 비해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여건별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

또한 긴축적인 금융상황에서는 정책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영향이 커지는 비선형성도 존재한다.

기대인플레이션 및 기대형성 요인 중 공공요금 응답 비중

반면, 공공요금 인상 및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금리인상의 물가둔화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간 완만히 하락하던 기대인플레이션은 금년 들어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재상승하고 있다.

2023년 2월 기준 소비자동향조사 대상의 87.7%가 공공요금을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미칠 주요 요인으로 응답하였다.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여부별 정책금리 인상의 물가 효과

국민경제 전체로 볼 때 공공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고물가 국면 장기화로 물가 지속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의 목표 안착이 저하될 경우 통화정책의 물가둔화 효과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근원품목 등에 대한 2차 효과(second-round effect)를 계속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 요약 및 시사점


그간의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에 원활히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인상의 속도가 빠르고 폭도 컸던 만큼 금융여건의 긴축 정도가 과거 인상기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환율 상승압력을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과 물가에는 금리인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실물경제 둔화 영향은 정책 시차로 인해 금년에 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은 가계 부채와 긴축적인 기준금리 수준 등 파급영향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모두 존재하는 만큼, 향후 실제 파급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위 내용의 참조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바탕으로 저작권은 한국은행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