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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조시설 수출통제와 대내외 변화

LeejiiLab 2023. 5. 1. 16:39

▶ 대중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수출 통제


◆ 미국은 최근 중국 내 특정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하여 중국의 선단 반도체 공정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자 함 (2022. 10. 07)

▶미국은 시장에서 양산되는 로직 혹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기준선을 상회하는 중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semiconductor fabrication facility)에 대해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를 시행함.

  • 비평면 트랜지스터 구조(non-planar transistor architecture)를 가지거나 혹은 16/14나노미터(nm) 이하의 공정을 사용해 로직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시설은 수출통제 대상에 해당
  • NAND 128단 이상, 선폭(half-pitch) 기준 18nm 이하의 DRAM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시설 또한 수출통제 대상

▶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중국 내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서는 수출통제가 1년간 유예되어 이 수출통제의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 중국 내 자국 기업에 한정되어 있음.

▶미국은 중국 내 특정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과 △NAND 2년 △DRAM 5년 △로직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5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임.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가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미국기업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비판함.

 

미국의 주요 장비업체는 최근의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상당한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음.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사 중 하나인 Applied Materials는 최근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회계연도 기준 2022년 4/4분기(8~10월) 매출이 2억 8천만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2023년 매출은 15억~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함.

  • 이는 Applied Materials의 회계연도 기준 2022년 4/4분기 실적에서 대중국 매출 중 약 20%가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감소했음을 시사함.
  • 또한 Applied Materials는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회계연도 기준 2023년 1/4분기 매출이 4억 9천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2023 회계연도 기준으로 대략 15억~20억 달러의 매출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함.

▶식각장비 대표 주자인 Lam Research는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2023년 매출이 최대 20억~25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밝힘. Lam Research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4분기 30%에서 2022년 4/4분기 24%로 6%p 하락함.

▶검사장비 점유율 1위인 KLA는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최대 9억 달러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함. 중국 내 제조시설에 공급되는 거의 모든 종류의 KLA산 장비가 수출통제의 영향권에 있으며, 2022년 4/4분기 기준 KLA의 중국 매출 비중은 23%임.

 

▶ 중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 글로벌 반도체 산업 가치사슬상 중국은 소재, 제조 및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설계와 장비 분야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남.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보면 칩 설계(Design, EDA) 및 제조장비 영역은 미국에, 소재 및 제조장비 분야는 일본에, 반도체 제조 영역은 한국, 대만 등의 국가에 강점이 있음.

▶중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EDA(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3%, 설계 5%, 장비 1%대로 매우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음.

▶반면 노동 투입 비중이 높은 후공정 분야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38%로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며, 반도체 제조(21%) 및 소재(19%) 영역에서는 두 자릿수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음.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된 2018년 이후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가치사슬 전반에서 자급률을 높이고 있으나, 여전히 EDA, CPU, DRAM 등 핵심 영역에서는 외부 의존도가 높은 상황임.

▶EDA 분야는 Cadence, Synopsys 등 해외 3대 기업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2020년 기준 77.7%를 기록함.

▶대표적인 로직 반도체인 CPU와 인공지능 연구에 널리 쓰이는 GPU 설계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자급률은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점차 이 분야에서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있음.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반면 신호처리 장비(DSP)와 반도체 프로토타입을 시험할 수 있는 FPGA의 자급률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

▶메모리 분야에서 시장 규모가 큰 DRAM과 NAND 플래시 메모리 자급률은 상승 중이지만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한 반면, NOR 플래시 메모리의 자급률은 40%대로 높은 수준임.

 

중국은 트랙/건식식각/PR 스트립/세정/CMP 장비의 국산화를 달성하고 있지만, 이외 분야에서는 자급률이 높지 않음.

▶전(前)공정 장비 전반을 다루는 NAURA(北方华创)를 비롯해 트랙 등을 제조하는 KINGSEMI, 건식식각 분야에 집중하는 AMEC, 세정 분야의 ACM Research 등이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음.

▶PR 스트립이나 세정과 같이 웨이퍼상에서 원하지 않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분야에 대해 중국은 높은 자급률을 기록하고 있음.

▶수출통제 영향권에 있으면서 미국이 독보적인 강점을 가진 이온주입과 같은 분야는 자급률이 저조해 중국 입장에서 자체적인 반도체 제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됨.

▶노광기는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 공급하는 장비로서 향후 네덜란드가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경우 해당 장비의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음.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 장비사는 자산 규모에 비해 영업 매출이나 순이익이 적은 편이며, 매출원이 내수시장에 집중되어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임.

▶대표적인 글로벌 장비사의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은 1에 근접하지만, 중국기업의 수치는 대부분 0.5 이하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자산으로 드러나는 잠재력에 비해 매출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됨.

▶다만 NAURA나 AMEC 등 일부 중국기업은 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세계적인 장비사인 SEMES, Ebara, SCREEN 등에 필적하는 수준을 보임에 따라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글로벌 장비사는 대부분의 반도체 제조기업이 소재한 아시아/북미/유럽 등에서 고루 매출을 일으키고 있지만, 중국기업은 아직 내수 비중이 큰 편임.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중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장비별 수입 동향


◆ 수출통제 품목(CCL: Commerce Control List) 중 반도체 제조 및 검사 장비에 관한 사항은 3B001(반도체 제조장비), 3B002(검사장비),3B090(증착장비),3B991(기타 반도체 제조장비),3B992(검사장비) 등에서 다루고 있음.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후 같은 기간 한국 수치와 비교할 때, 중국 대부분의 장비에서 수입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수출통제 전후 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시장 내 점유율 변화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주요 장비사 제조시설 분포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의 주요 지역별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 동향


중국 내 주요 반도체 제조시설 및 분석 범위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출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최근 미국 업계나 연구소에서는 ‘한국이나 독일 등 미국 이외의 여타 국가가 수출통제에 참여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을 막는 미국의 목적에 크게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

▶최근 발간된 미국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시장 규모는 작지만 정교한 제조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수출통제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음.

▶또한 미국반도체협회(SIA),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나 Teradyne 등의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는 미국의 일방적 수출통제가 해외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의 영업 이익과 미국인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대안으로 파트너국의 참여를 통한 다자간 수출통제를 제시함.

▶하지만 한국은 중국 수입시장 내 점유율이 낮고, 수출통제 후 미국산 장비가 한국산으로 대체되는 움직임도 없어 한국이 수출통제에 참여해도 중국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제어하는 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됨.

  • 한국이 비교적 강점을 갖는 CVD 장비는 수출통제 후 미국산 장비 의존도에 큰 변화가 없으며 한국산 장비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함.
  • 거의 모든 경우에서 미국산 장비 수입이 줄어들면 일본산 장비로 대체되는 것을 알 수 있음.

▶따라서 수출통제에 한국이 동참하더라도 미국의 안보와 큰 관련이 없는 중국 내 한국기업의 제조시설에는 영향이 없도록 예외 적용을 요청할 필요가 있음.

 

미국이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국가를 대상으로 관리 감독이 가능한 범위에서 수출통제를 시행할 때 이 조치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음.

▶미국이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통제도 추진한다면 본고에서 언급한 한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이스라엘, 영국, 스위스 등 대중 수출국 대부분이 미국의 수출통제에 동참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움.

▶한 국가가 세계시장에서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갖는 분야에 한정해 수출통제 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음.

 

미국이 수출통제를 시행하더라도 중국 내 다국적 기업이나 글로벌 장비사가 대응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관리 감독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임.

▶네덜란드의 노광기 제조사인 ASML은 미국정부가 중국 전역에 적용될 수 있는 광범위한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는 것 대신 제한된 범위를 가진 팹의 목록을 이해 당사자와 협의 후 공개할 것을 촉구함.

▶Applied Materials도 미 규제당국이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추가 요건을 완화하는 등 라이선스 정책을 수정하여 수출통제의 기준선을 낮추고,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 대한 미국인의 지원활동 금지사항을 완화하도록 요청함.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미 규제당국에 파트너국이 수출통제에 동참하지 않는 이상 중국 내 다국적 기업에 대해 수출통제 유예 기간을 5년간 부여할 것을 요청함.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은 리드타임이 길다는 점에서 수출통제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함.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는 장기적으로 미국 장비에 대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미국정부는 수출통제 품목을 확대하는 정책 시행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4월 중 ‘수출통제 대상 장비를 두 배로 확장하는’ 새로운 수출규제를 미국기업들에 예고한 것으로 알려짐.

▶향후 일본과 네덜란드의 동참으로 노광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수출통제가 이루어진다면 중국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다른 공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산 장비 활용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미국 외 국가의 장비 개발 경쟁력이 확대될 수 있음.

 

미국이 초당적으로 지지를 받는 대중국 견제기조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산업 상류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 산업 상류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현재 미국은 행정부 주도로 전례 없는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도입한 데 이어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모두 산업경쟁력 강화와 결부된 대중국 견제기조를 공통의제로 삼고 있어, 향후 대중 수출통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상류의 설계 및 지식재산권과 반도체 제조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통제를 시행했다는 사실은 지정학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공급망 상류 경쟁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음.

▶한국은 반도체 산업 상류의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는 한국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지원이나 수출통제로 인해 받는 피해 보전 등의 정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음.

  • 한국은 최근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및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 △소재·부품·장비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특정국 의존도를 완화하는 「산업공급망 3050」 전략 수립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으로 국내 우수 소재·부품·장비 및 팹리스 기업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음.